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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위험지표 : 버핏지수

베타헌터 2021. 4. 3. 18:03

 

버핏지수

 

버핏지수는 2001년 워렌 버핏이 소개한 개념으로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하기 위해 그 나라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는 그 나라에 상장한 모든 기업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에 수렴한다는 이론에 기반한다.

 

버핏지수 = 상장 된 모든 기업의 시가총액 / 국내총생산

버핏지수 값 해석하는 방법

Ratio = Total Market CAP / GDP

Valuation

Ratio ≤ 73%

현저히 저평가 됨

73% < Ratio ≤ 94%

다소 저평가 됨

94% < Ratio ≤ 115%

적합한 가치

115% < Ratio ≤ 136%

약간 과대 평가 됨

Ratio > 136%

상당히 과대 평가 됨

 

위 기준은 버핏의 경험칙 혹은 통찰에 따른 제안이므로 한 국가의 주식시장 가치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지표로 삼을 수는 없다.

버핏지수는 점차 하락하는 통화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2000년도 대비 현재 미국의 M2(광의통화)는 급격하게 늘어 있다. M2의 증가는 자산 가격의 상승을 추동하는데 GDP에는 자산 가격의 상승이 반영 되지 않으므로 M2의 증가에 따라 버핏지수의 평가 기준을 조금씩 완화하여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Buffett Indicator: The percent of total market cap relative to Gross National Product?

What returns can we expect from the stock market? As of today, the Total Market Index is at $ 42281 billion, which is about 196.7% of the last reported GDP. The US stock market is positioned for an average annualized return of -3.2%, estimated from the his

www.gurufocus.com

 

미국 주식시장의 버핏지수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예 위 링크처럼 실시간으로 인디케이터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었고 FRED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버핏지수(파란선), 연준 총자산(빨간선)

 

긴 시계열로 버핏지수를 보니 2000년까지 시장은 양적완화를 경험한 적 없는 세상이었다. 그러므로 GDP와 시가총액 전체를 비교하여 시장의 과열을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이었을 것 같다. 2008년 1차 양적완화 이후로 자산시장과 실물경제 사이의 괴리는 커졌고 부의 불평등도 심해졌다. 2008년의 불황에서 벗어난 미국 시장은 한번도 버핏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온 적 없으며 현재는 180% 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의 버핏지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디 HTS에 꼭꼭 숨어 있을까? 혹시나 모든 것이 다 있는 FRED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싶어 뒤적뒤적 해봤는데 한국 시장에 상장 된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을 찾을 수 없었다. 한국 GDP는 FRED에 있었다!

그래서 결국 따로따로 찾아 연간 단위로 직접 한땀한땀 계산해보기로 하였다. 일단 지난 20년 동안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 된 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한국거래소에서 구했다.(http://marketdata.krx.co.kr/mdi#5652b5b54b8c78c4a3ec723caac5728a=1&document=0301) 그리고 지난 20년의 연간 명목GDP는 e-나라지표에서 구했다.(http://www.index.go.kr/potal/stts/idxMain/selectPoSttsIdxSearch.do?idx_cd=2736) 명목GDP를 연간으로 구했기 때문에 시가총액 총합은 매년 말일을 기준으로 구했다. 참고로 2020년은 아직 명목GDP가 발표되지 않아 OECD의 전망치 -1.1%를 반영하여 2019년 GDP를 기준하여 구했다.

 

위 버핏지수의 valuation 기준으로 보면 2009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80~90% 사이의 밴드에 갇힌 '다소 저평가 된' 구간에 있었다. 2020년에는 버핏지수가 125%로 '약간 과대 평가 된' 구간까지 올랐는데 작년 GDP는 감소한데 비해 주식시장은 뜨거웠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는 며칠 지나지 않았으니 2020년의 GDP를 분모로 2021년 1월 8일의 버핏지수를 구해보면 135%! '상당히 과대 평가 됨' 구간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 한국의 상승상은 고점을 맞추려는 이들 대부분이 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경험한 적 없는 강력한 상승장이기 때문이다. 아마 지난 10년 동안 한국 시장을 예측할 수 있었던 유용한 도구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코스피는 작년 대다수의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2021년 전망의 상단을 뚫어버렸다.

그러니 개인투자자라면 느긋하게 이번 상승장을 누리는게 어떨까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버핏의 말을 인용하며 시계 없는 무도회장에서 무도회가 끝나기 직전 떠나기 위해 눈치를 봐야한다고 하겠지만 그게 생각처럼 되는 일인가 말이다. 차라리 강세장의 마지막 화려한 불꽃까지 다 즐기고 추세가 반전 되었을 때 조금 느즈막히 빠져나오는게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으로 맨날 하는 이야기지만 나는 지금 시장이 과열인지, 저평가인지 맞출 능력도, 의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이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핑계는 될 수 없으므로 여러가지 기준과 논리를 토대로 현재의 시장을 설명 해보려고 노력한다. 현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쌓다 보면 앞으로 투자를 함에 있어 조금이라도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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